최근 2년간 나타난 이례적인 설비투자 부진은 전기전자산업의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대내외 경기 개선과 원화 강세에 따른 자본재가격 하락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전체 설비투자는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상장사의 산업별 설비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2∼2013년에는 전기전자산업이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산업의 2010∼2011년 연평균 설비투자는 26조5,000억원으로 직전 3년치 평균인 14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2012∼2013년에는 23조5,000억원으로 앞선 2년치보다 3조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전기전자산업이 전체 상장사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가장 높다"며 "전기전자산업의 영업이익률이 2012년 이후 9%대로 상승했지만 투자 성향이 급격히 하락해 설비투자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기전자산업을 제외한 기타 산업은 최근 영업이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투자 성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설비투자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정 연구위원은 "대내외 경기 개선, 원화 강세에 따른 자본재가격 하락, 대외 불확실성 축소 등이 기업의 투자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기전자산업의 영업이익률과 미래 설비투자에는 플러스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전체 설비투자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