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사진) 미국 예일대 교수가 다시 한번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거품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1일(이하 현지시간) 발간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경종을 울리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나라의 주식 시장이 높은 수준에 올라 있고 일부 국가의 부동산 시장도 급격히 과열돼 있다"며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용 시장이나 각종 경기지표 등 경제상황 전반이 취약한 점을 들어 미국 증시를 가장 주의해야 할 시장으로 꼽았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연초 대비 22.76 %나 오른 상태다. 실러 교수는 "금융회사와 정보기술(IT) 회사의 주식이 지나치게 높이 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미 금융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증시가 현재까지는 거품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지만 계속 오르기만 해 최근 들어 걱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러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지수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최근 10년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출, 집계하는 CAPE(Cyclically Adjusted Price-Earning)지수를 예로 들었는데 현재는 장기 평균값인 16보다 높은 25지만 아직 거품이 낀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증시가 계속 올라 CAPE지수가 28을 넘길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실러 교수는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의 주택 가격이 최근 5년간 '극단적' 수준으로 올랐다"며 거품 가능성을 지적했다.그는 "브라질 주택시장 상황이 지난 2000년대 중반 미국의 주택 붐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2007년에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바 있다.
실러 교수는 세계 경제가 여전히 거품에 취약하다고 주장하며 "거품은 자산 가격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