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에너지ㆍ광업장관 회의를 주재한 우리나라는 의장인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이원걸 산자부 제2차관이 주요 국가의 장관 및 차관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벌이며 자원외교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특히 주무부처의 최고위 인사가 양국간 에너지 현안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해 구체적 성과들이 조만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양자회담을 요약, 소개한다.
◇한-인도네시아 장관급 회담 =APEC 회원국 가운데 유일한 OPEC 회원국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는 이번 양자회담에서 19일 제시된 APEC-OPEC간 대화채널 구축에 지원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푸르노모 유스쟌토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LNG 최대수입국임을 잘 안다”며 과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계약이 체결된 LNG 도입분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충분히 감안하겠다고 밝혀 실질적 성과가 주목된다.
또 한전 등이 추진하다 정체 상태인 인도네시아 보조네가라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원활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호주 장관급 회담 =한국의 광물자원 공급 1위 국가이자 제1의 에너지ㆍ자원 투자대상국인 호주와의 장관급 회담에선 향후 호주에서의 신규 유전개발 및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띈다. 한국에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중인 호주는 세계 2위의 LNG수입국인 한국을 겨냥해 가스분야의 협력에 잇따른 러브콜을 보내며 자국 내 신규 유ㆍ가스전 개발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한-호주간 구체적인 기술협력 프로그램 발굴 및 정부간 협력 확대를 논의키로 했다.
◇한-러시아 차관급 회담 = 세르게이 오가네시안 러시아 에너지청장은 회담에서 “산유국이지만 석유ㆍ가스 가격의 급등이 러시아내 다른 산업의 발전을 저해해 반갑지 만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극동 가스통합계획(UGSS)이 오는 11월 또는 12월에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UGSS에는 한국에 공급될 가스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이원걸 차관은 최근 사할린 가스를 2008년부터 20년간 매년 150만톤씩 도입키로 한 결정을 상기시키며 “사할린의 미개발 유전과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사업, 사하 유연탄 개발에 한국기업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세르게이 청장은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높다” 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