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문화를 나눈다] 대림산업, 백남준등 유명작가 작품 사내 전시

대림산업의 종로구 수송동 본사 로비에 들어서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춤추는 인디언’이 자칫 무겁게 느낄 수 있는 건설회사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반전시키고 있다.

‘우리는 갤러리로 출근한다’ 대림산업은 종로구 통의동에 대림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림산업에 있어서 미술작품은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림산업 본사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 왼편으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춤추는 인디언’이 번쩍이고 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건설회사 이미지와 달리 밝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백남준의 작품 옆에는 리히텐슈타인의 회화 구성작품이 걸려있어 발걸음을 잡는다. 대림산업 사옥에는 이 밖에도 자연을 주제로 한 예술 사진작품 154점이 설치돼 있다. 이 회사 기획실의 정기찬 사원은 “직장 생활하면서 미술작품을 접할 일이 거의 없는데 건물 입구에서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을 만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시 아름다운 사진 작품이나 미술전시 관련 포스터를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최근에는 미술품이 본사 사옥 안으로 속속 들어오는 추세다. 건축비의 1%를 미술장식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한발 나아가 미술품을 이용해 새로운 실내 문화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직원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대림산업 외에도 태평양이 로비에 앤디워홀, 로버트 인디애너 등 회화작품 3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 같은 기업문화를 마케팅에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달 대전 계룡 ‘e-편한세상’ 견본주택에서는 8일과 9일 양일간 한글날 기념이벤트를 실시, 한글날이 생일이면서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지신 방문고객에게 본인의 이름을 형상화한 순금 목걸이를 제작해 증정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문화의 날을 맞아 계룡 ‘e-편한세상’ 견본주택에서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 100권을 나눠줬으며, 평창 레저용 빌라 ‘메이힐스’견본주택에서는 소설가 김효석의 단편집을 모든 방문객에게 증정했다. 배선용 대림산업 홍보팀 부장은 “답답한 사무공간에서 벗어나 복도를 오가는 시간만이라도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예술작품을 설치했다”며 “감성능력을 자극함으로써 업무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생동감 넘치는 기업문화를 고객의 서비스까지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