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봄, 그린이 부른다] <깔갈 골프유머> 헤드업

100타를 넘나드는 초보 골퍼가 거의 매 홀에서 슬라이스와 훅을 내며 숲속 가시덤불과 가파른 언덕을 오갔다. 무거운 골프백을 메고 뒤따르는 캐디 역시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마지막 18홀의 티샷 역시 티잉그라운드에서 멀지 않은 연못에 빠지고 말았다. 캐디를 돌아본 그는 그때서야 비로소 미안함을 느꼈다. “정말 미안해 어쩔 줄을 모르겠군. 차라리 내가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말까? 진심이야.”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던 캐디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글쎄요, 사장님. 연못으로 빠지는 그 순간까지 헤드업을 안 하시고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어림없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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