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인 지난 21~22일 현대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 6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김 위원장 사망이 국내경제에 미칠 중장기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50.8%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 '매우 크다'는 응답은 1.5%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47.7%는 '영향이 다소 크다'고 응답했다. 또한 김 위원장 사망이 국내경제에 미칠 단기 영향을 묻는 문항에 대해 응답기업의 44.6%가 영향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50.8%와 4.6%가 각각 '다소 크다'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이 같은 설문 결과에서 북한 변수가 국내경제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대기업들 사이에 널리 확산됐음이 확인됐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기도 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측면에서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선반영된 결과도 있다"며 "차이는 미미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희망적인 예측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대기업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를 이번 조사에서 드러냈다. 실제 김 위원장 사후 외국인 투자가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가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고 김 위원장 사망이 국내 경제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부분으로 외국인 투자(46.2%)와 환율(30.8%)을 꼽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는 김정일 후계체제가 착실하게 준비된 상태였지만 김정은 체제는 기반이 약하고 불안정해 보인다"며 "당분간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