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W투어, 골드투어, 투어몰 등 국내 사이버여행사들이 급속하게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이들은 다양한 이벤트,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한 저가상품 출시 등으로 회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3W투어는 문화관광부로부터 5억원의 관광벤처자금을 지원받았고, 지난9월 창업 1년반만에 18만명의 네티즌을 유치했다. 골드투어도 계열사인 골드뱅크 회원들을 공동회원으로 확보해 연말까지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사이버여행사들의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 그러나 기존 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들의 성장속도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온라인 여행수수료 시장이 이미 31억 달러를 넘어섰다. 2002년에는 인터넷 여행시장이 1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국내에서도 개인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20~30대가 주고객층이 되면 단체여행 중심인 기존 여행사들의 영역을 잠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사이버 여행사들은 광고·영업 등 간접 비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품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사이버 여행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들도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11월쯤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자체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데이콤이 대주주인 인터파크, SK텔레콤도 여행 쇼핑몰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이 전자발권 시스템을 도입해 항공권을 소비자에게 직접 팔겠다고 나선 것도 여행사들의 걱정거리다. 항공권 판매수수료는 여행사들의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여행사들은 지난 상반기에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를 통해 대한항공의 국제선 항공권 인터넷 판매 개시에 항의한 바 있다. 또 최근 외국 항공사들이 여행사 발권 대행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혀 그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메이저 여행사들은 사이버 마케팅을 보강하는 등 발빠른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여행사 대부분의 규모가 영세해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만한 자본력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대한항공이 개최한 「사이버시대 여행업계의 전망」이라는 심포지엄에서 여행업체 관계자들은 『인터넷 환경이 대세라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여행업계가 어려운만큼 항공사가 전자발권 도입을 늦춰달라』고 호소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시장논리를 무시한 무리한 요구라는 게 항공사들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여객마케팅팀 박남일 부장은 『대한항공같이 큰 항공사가 여행 토털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즉 이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이 모든 여행사의 사이트와 접속할 수 있다면 여행사들은 적은 비용으로도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상품을 홍보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