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4일 비정규 근로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를 단순히 파견근로제나 용역ㆍ도급 등 노동문제에국한 하지 않고, 원ㆍ하청간 불공정 거래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보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를 정부가 모범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 공공부문의 개선책이 이르면 내달 초에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수단 동원=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노동부는 자체적인 근로감독과 관련 법안의 개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가 `원청업체가 비용증가 요인을 하청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떠 넘기`는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공정위는 하도급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을 갖고 있는 만큼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사법처리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조만간 조사 내용과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조선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2,151개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불법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정위, 전경련과 협조해서 하청업체에 대한 임금인상 부담 전가행위에 대한 `사회적 견제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총의 한 관계자는 “인사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할 문제이지 정부가 인위적으로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 대책과 노사관계=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노 대통령께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노 대통령이 상당히 역점을 두고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10일까지 각 부처로부터 개선안을 취합, 총리 주재회의를 거쳐 필요하면 노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대책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노동부는 올 상반기까지 노사관계 로드맵을 확정짓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으로 보고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노사가 대화와 합의의 생산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서두르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노사정이 논의를 할 것이지만 올 상반기까지 노사관계 로드맵을 확정 짓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