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세운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에 수백억원을 불법 출연한 혐의(은행법 위반)로 고발된 김승유(71)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기석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과 김정태(62)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라도 공익법인인 경우 금융사가 출연할 수 있도록 은행법 시행령이 지난해 7월 개정됨에 따라 김 전 회장을 불기소했다.
개정 전 은행법은 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에 대한 은행 자산의 무상양도를 못하도록 규정했다.
검찰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법인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불기소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대주주 자산양도금지 규정이 생긴 2009년 10월 이후 하나은행이 하나고에 337억원을 출연해 은행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4월 고발장을 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김 전 회장의 미술품 구입과 퇴직금·고문료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계속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1년 퇴출을 앞둔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하도록 하나캐피탈에 지시하고 미술품을 과도하게 구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외환은행 노조에 의해 고발됐다.
노조는 집행부가 바뀌면서 고발을 취소했지만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미래저축은행 투자의 책임을 물어 김 전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 상당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