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실적발표 후폭풍 거세네

LG생활건강 등 연일 급락
목표주가까지 하향 조정
휴대폰 부품주는 애플 쇼크


국내 증시가 모멘텀 부재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미끄러지고 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8%(1만6,000원) 내린 60만3,000원으로 마감하며 이틀째 10% 넘게 빠졌다. 장중 60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를 기록하자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2일 시장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4ㆍ4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음료 부문의 부진은 강추위라는 일회성 요인임을 감안할 때 우려할 사항은 아니지만 오히려 내수부진에 영향을 받은 생활용품과 고가 화장품의 부진은 당분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LG생건의 목표주가를 84만1,000원에서 79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3일 실망스러운 4ㆍ4분기 실적을 내놓은 LG상사도 이날 4.67% 하락한 4만3,850원을 기록해 이틀간 8%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G상사에 대해 "올해 중 자원개발 이익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의 실적악화도 국내 휴대폰 부품사 주가에 '독이 든 사과'가 됐다. 9월 결산법인인 애플은 지난 1ㆍ4분기(2012년 10~12월)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545억달러, 13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13.81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13.87달러에서 13.81달러로 줄어들며 10년 만에 첫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주요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미끄러졌다. 인터플렉스가 이날 6.51% 하락했고 실리콘웍스와 이라이콤도 각각 4.58%, 2.12% 빠졌다. 실적이 악화된 애플이 부품 주문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애플 쇼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 관련주들의 경우 지난달부터 충분히 조정을 받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반등을 모색하는 투자전략에 나설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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