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플러스] "한국 주식·채권 사자" 외국인의 귀환

■지금 자금시장은
日원전 사태에도 꿋꿋… 국내 증시에 다시 관심
개인도 유입…기관은 주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몰리고 있다. 올 초 선진국 경기 상승 전망에 따라 신흥시장에서 짐을 쌌지만 ▦선진국 경기 둔화 우려 ▦신흥시장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로 신흥국 증시의 강세가 예상되자 발걸음을 되돌린 것이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한국 시장 전체를 사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원전 폭발 위험, 중동 정정불안 등이 해소되며 주가지수가 상승탄력을 받으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대기하고 있는 개인자금도 다시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 달 초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던 자금이 최근 다시 빠지면서 기관의 순매수 여력은 주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총 2조2,360억원이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만 4,935억원 '사자우위'를 보이며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연 초 이후 지난달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 치운 금액(4조8,875억원)의 절반 가량을 짧은 기간 동안 집중 매수한 것이다. 외국인의 귀환은 투자전략 수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가 예상과 달리 주춤하고 신흥국가들의 주가가 일본 원전 사태에도 꿋꿋한 모습을 보이자 국내 증시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리서치헤드는 "선진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 신흥국 증시의 강세로 올 초 선진시장 비중을 높이려고 했던 외국인들의 전략이 수정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일본 경쟁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는 업종에 집중되고 있어 장기적인 순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들은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총 3조120억원 순매도했고 지난 1월에는 1조767억원을 순매수 하는 데 그쳤지만 2월에는 순매수 규모(2조5,593억원)가 2조원 대로 늘었고 3월에도 30일 기준으로 2조6,907억원 가량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채권은 안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고 환율도 안정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채권투자를 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헤지를 통한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이 예상됨에도 최근 꾸준히 순매수를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 보여준 대규모 순매수는 아니더라도 쉽게 순매수 액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요 수급 주체인 기관은 자금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3월 초부터 16일까지 8,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들어왔지만 17일 이후 2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지며 3월에 총 522억원이 유출됐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총 8,530억원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았다. 그나마 연기금이 3월 초부터 30일까지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일본 대지진과 중동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CMA 잔고는 지난 달 28일 현재 44조2,890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투자자예탁금은 15조6,61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9,590억원(14.3%) 늘었다. 최근 대외 악재로 개인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대외 악재 영향이 수그러들고 외국인들의 순매수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개인 자금은 다시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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