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가 특정 자산의 펀드 편입비중을 기존보다 늘릴 수 있게 되면서 유망한 종목 몇개만으로 펀드자산을 구성하는 압축형 공모펀드 출시가 줄 이을 전망이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주식시장 발전방안의 하나로 미국처럼 공모 펀드 자산 중 50%는 동일 발행인 증권(한개의 종목 또는 채권) 편입을 25%까지 허용하되, 나머지 50%는 5%까지만 편입하도록 허용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펀드의 절반을 특정 종목 두 개로 채울 수도 있다.
기존 국내 공모펀드는 일본의 사례와 같이 '10%룰'을 적용받았다. 특정 자산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분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동일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도록 제한됐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시총) 비중이 10%가 넘어 예외적으로 시총 비중대로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시총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거나 성장성이 큰 종목을 펀드에 대거 편입할 수 없어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운용사들은 펀드에 더 담고 싶어도 10%룰 때문에 9%대까지로 편입비중을 맞춰야 했다. 금융위가 이처럼 신개념 분산형 펀드제도를 도입하면 운용사들은 10%룰이 적용되는 상품과 자산 절반을 2개 종목으로 채울 수 있는 상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신개념 분산형 펀드 제도가 도입되면 테마형 펀드나 그룹주 펀드 등 압축형 상품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헬스케어·소비재 등 특정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경우 종목 수가 많지 않아 그동안 운용에 애를 먹었다. 이영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특정 자산을 25%까지 담을 수 있으면 그에 맞는 상품을 새로 만들 수 있다"며 "압축형 펀드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운용사들은 완화된 분산투자 규제를 적용받기 위해 기존 펀드의 구조를 변경하기보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방법을 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