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사무라이 본드(엔화표시채권)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해외 채권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17일 총 244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공모 발행했다고 밝혔다.
채권 만기는 2년이며 고정 및 변동금리 등 두 가지 조건으로 발행됐다. 금리는 고정금리 기준으로 연 2.6%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일본 재무성에 사무라이본드 발행 신고서를 제출한 후 이달 들어 컨퍼런스 콜과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구체적인 발행조건을 조율해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발행된 한국계 사무라이 본드의 경우 연기금펀드, 보험사 등 소수의 기관투자가들이 주요 투자자였지만 이번에는 보유 목적이 서로 다른 40개 이상의 다양한 투자기관들이 새로이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소식이 전해지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 은행들도 외화채권 발행준비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2ㆍ4분기 중 일본에서 사무라이 본드 공모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르면 5월중 로드쇼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도 2ㆍ4분기에 말레이시아 링기트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3ㆍ4분기에는 사무라이 본드 등을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일정을 짜고 있다. 국책은행으로는 수출입은행이 이달 24일 15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보유 외화가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조달여건이 만만치 않아 외화대출은 줄이고 자금조달 창구를 늘리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며 “외화조달과 관련해 특정한 지역이나 방식을 정하지 않고 투자자가 있다면 모든 수단을 활용하는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