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도 그만'인 상품 잘 팔린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미용 또는 몸매가꾸기나 건강용품의 매출이 껑충 뛰고 있다.25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첫해였던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났던 식품 등 생활필수품의 매출신장세는 주춤한 반면 화장품·액세서리·운동용품·건강식품의 경우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전년대비 1·4분기의 전체매출 증가율은 14.3%였으나 화장품·액세서리와 건강·운동용품의 매출신장률은 각각 31.7%와 52.4%를 기록했다. 반면 식품은 10.2%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 4월에는 이들 상품의 소비증가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전체매출이 22.0% 신장한 가운데 화장품·액세서리와 건강·운동용품의 증가율은 각각 52.5%와 57.1%였으나 식품은 오히려 5.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본점에서는 1·4분기에 화장품와 장신구의 매출이 각각 31.2%와 45.7% 증가해 전체매출 증가율 19.8%를 훨씬 웃돌았으나 생식품과 공산품은 각각 14.0%와 9.5% 증가에 그쳤다. 전체매출이 21.7% 증가한 4월에는 화장품과 장신구의 매출이 각각 36.0%와 22.3% 늘어난데 비해 생식품과 공산품은 0.7%와 2.1%씩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 6개 전점포의 1·4분기 매출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전체매출이 6.7% 신장한 1·4분기에 화장품과 건강식품의 매출은 각각 20.6%와 41.9% 증가했으나 일반식품과 생활용품은 15.1%와 2.5% 증가에 머물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태평양 화장품코너 판매원인 김민정(24)씨는 『주름제거나 미백용 등 기능성 기초화장품 중심으로 팔렸던 작년과는 달리 최근들어 색조화장품을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손님들이 이제 개성에 맞게 멋을 내는 여유를 찾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선글라스코너를 찾은 김윤정씨(29·주부)는 『모든 여성들에게 마찬가지로 미용과 다이어트는 늘 관심거리지만 IMF체제에서 관련 제품을 사는 것이 왠지 사치처럼 느껴져 망설여졌다』며 『경기회복에 청신호가 보이면서 심리적으로나마 생활의 여유를 갖게 돼 매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화장품·액세서리와 건강용품의 매출이 이처럼 증가하면서 백화점들은 이들 품목의 매장을 늘리고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5·16일 이틀간 롯데호텔에서 이례적으로 유명브랜드 향수 및 화장품 박람회를 열었다. 가을에도 잠실점에서 같은 행사를 또 한차례 갖기로 했다. 현대·신세계도 최근 유명 선글라스 코디쇼를 개최해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각종 이벤트를 전개, 화장품·액세서리 등의 매출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화장품업체들도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백화점 매장에서 메이크업쇼의 개최회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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