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대위 고문직을 맡기로 한 것이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한 협조일까. 최소한 적극적 협조는 아니란 게 양측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 전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고문직은 대선 같은 때 전직 대표로서 당연직 같은 것 아니냐”며 “백의종군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 일정한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 측은 박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거론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번에는 명예선대위원장을 들고 갔지만 퇴짜를 맞았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수락한 것은 ‘당연직 고문’이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경선 패배 이후 이 후보를 돕겠다고 한 만큼 전직 당 대표로서 고문직에 이름 정도 올리는 걸 거부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다만 박 전 대표가 선대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박사모 등 지지층의 반대 움직임을 보면 박 전 대표가 대선 때 이 후보 지원유세에 적극 나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조만간 이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그런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달 2일 대구ㆍ경북 경선선대위 해단식 이후 한 달여 만인 오는 9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방문해 지역구 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