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 못내는 서울지역 고교생, 매년 4,000~5,000명 달해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서울지역 고등학생이 매년 4,000∼5,000명에 달해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의 '2007∼2009년 고교 수업료 미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305개 고교의 수업료 미납자는 2007년 4,077명(미납액은 20억5,000만원), 2008년 3,919명(19억7,000만원)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전년에 비해 1,263명(27억1,000만원)이나 늘어난 5,182명(27억1,000만원)에 달했다. 수업료 미납률이 높은 학교는 중구 A고(138명, 5,000만원), 강남구 B고(61명, 4,100만원), 동대문구 C고(106명, 3,800만원), 마포구 D고(92명, 3,300만원) 등이었다. 작년 미납자가 급증한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계층이 학원비 등 자녀 교육비를 전년 대비 14.6%나 줄인 것으로 집계했었다. 시교육청은 "차차상위 계층 이상 저소득층에 대한 수업료 혜택이 전혀 없어 미납자 대부분이 그 범주에 속하는 가정의 아이들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교육적 관점에서 수업료 미납 학생에 대해 별다른 제재는 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교사가 수업료 납부를 공개적으로 독촉하거나 학생 스스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3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1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집안사정으로 수업료를 미납한 상태로, 담임 선생님이 수업료를 내지 않으면 졸업장을 줄 수 없다고 했다"며 우울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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