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 자문기구인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소득하위 70~80% 노인에게만 기초연금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소득수준에 따라 월 20만~1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대부분에게 소득ㆍ국민연금 가입기간 등에 따라 월 20만~4만원씩 차등 지급하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방안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수위 안대로 시행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오는 2015년 665만명, 2040년 1,650만명으로 증가해 기초연금 지급에 11조원, 116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기왕에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인수위 안을 고치기로 했다면 노후빈곤 완화라는 기초연금 도입취지에 맞게 제도를 손 볼 여지가 크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에서 쓰는 '65세 이상 노인의 70%'와 같은 인구비율 대신 보다 객관적이고 정치의 외풍을 덜 타는 빈곤선(線) 개념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노인빈곤율을 따질 때 쓰는 '전체 가구 중위소득 50% 미만'이나 '최저 생계비의 150% 미만' 같은 상대적ㆍ절대적 빈곤선이 그 예다. 빈곤선 개념을 도입하지 않으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을 노인의 70%에서 80%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하고 새누리당이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 같은 포퓰리즘 공세가 되풀이될 수 있다.
빈곤선 기준은 스스로 기초연금 재정안정장치 역할도 한다. 요즘 노인들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고 연금도 작지만 소득증가에 따라 10~20년 뒤 연금을 탈 노인들은 지금보다 가입기간ㆍ연금액이 늘어난다. 인구비율 기준은 빈곤선을 밑도는 노인의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변화를 반영할 수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 노인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초연금 도입 초기에도 재정부담이 작지 않은데 인구 고령화에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까지 겹치면 지속 가능성은 더욱 떨어진다. 위원회의 혜안과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