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4개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에르가궁에서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신임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스마트 원자로(2기 이상)에 대해 예비검토 사업을 추진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예비검토 사업 이후 본 계약이 체결되면 2기에 대해 20억 달러의 수주가 기대된다.
또 양국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전국 17개 시도에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을 사우디에 첫 해외 전수하는 MOU도 체결했다.
박 대통령과 살만 국왕은 이 같은 경협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합의한 것을 비롯해 해운협정,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발전수주 금융지원 등 경제분야에서 모두 14건의 MOU를 맺었다. 전체 수주 계약과 협상 금액은 54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 나라가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원전 노하우를 사우디에 수출하고 포스트 오일 달러시대를 대비해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는 사우디에 창조경제 모델도 이식하게 된 것이다.
◇최초로 스마트 원전 수출 기대=스마트 원전은 10만Kw(대형 원전의 10분의 1)의 중소형 원전으로 전기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양국은 스마트원전에 대한 공동 설계 및 시범원자로 건설(2기 이상)을 통해 한ㆍ사우디간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마트 원전 상용화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투자를 통해 스마트원전 건설을 위한 예비검토 사업을 2018년까지 추진하기로 했고 예비검토가 마무리되면 스마트 원전 2기 이상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스마트 원전을 사우디에 수출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으며 2기가 설치되면 계약금액은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우디에 원전을 수출하는 전기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전을 수출하는 사례가 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2040년까지 약 18GW 규모(12~18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르면 2016년 최초 원전발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한ㆍ사우디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사우디 원전수요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제3국을 겨냥해 공동수출에 나서기로 합의했으며 사우디대학 원자력공학과 개설지원, 원자력 인력양성 공동훈련센터 설립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창조경제 모델 첫 해외 전수=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모델인 창조경제혁신센터 모형이 사우디에 이식된다. 창조경제 모델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선진국들로부터 방향성과 실행가능성 등 다양한 평가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고 이에 사우디가 높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미래부와 사우디 과학기술처 간에 창조경제 MOU를 체결했으며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비전과 정책 공유 ▦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 ▦공동연구 ▦비즈니스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간 MOU와 별도로 SK텔레콤은 사우디 국영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STC)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SK텔레콤은 대전에서 혁신센터를 운영중이며 사우디 STC측에서도 대기업ㆍ정부ㆍ벤처ㆍ연구기관의 협력모델 및 투자구조, 조직과 운영 등에 혁신센터 모델을 이식받기를 희망한 전해졌다.
◇신성장동력 분야에서도 34억 달러 수주=스마트 원전 20억 달러와는 별도로 사회간접자본(SOC)과 신산업 등의 분야에서도 34억 달러의 수주가 기대된다.
수출입은행과 사우디 전력공사는 30억 달러 규모의 대출 계약을 맺고 향후 사우디 전력공사가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경우 수은이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 제약기업들이 사우디에 첫 진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사우디 정부의 제약단지 프로젝트에 중외제약, BC월드 등 우리기업이 참여해 2억 달러의 수주계약을 맺었다.
중외제약은 수액공장 건설과 기술이전에 나서기로 했고 BC월드는 고혈압, 항생제 등 완제 의약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또 사우디 정부가 발주한 전자정부 사업(2억 달러)에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현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했으며 사우디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