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제여건 갈수록 악화

해외 경제여건 갈수록 악화 고유가 지속·美증시 요동·통상압력 강화 국내 경제을 좌지우지하는 해외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미 뉴욕 증시가 요동을 치는 등 국제 시장은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각국의 정치ㆍ경제 불안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무역 상대국들은 강도높은 통상 압력으로 국내 수출업계를 옥죄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3일 임시 총회에서 원유 추가증산 가능성을 불식시키고 내년 초에 유가 폭락을 방지하기 위한 감산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0.45달러 상승한 34.47달러까지 올라서 35달러로 성큼 다가섰다.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 지수가 3,000포인트선을 무너뜨리고 곤두박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5.59% 떨어진 2,859.75포인트까지 내려앉다가 결국 2,966.72포인트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가 3,000선을 밑돌며 마감하기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도 한때 221포인트(2.1%) 하락했다가 85포인트(0.8%) 하락한 1만517.2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미 대선은 갈수록 혼미한 양상을 보이며 정국에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상호 비방과 법원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대선 사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남아의 정치 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필리핀의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지난 12일 하원의 탄핵을 받은 것을 비롯, 일본과 타이완 등 아시아 일부 국가는 집권당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이처럼 한꺼번에 터져나온 해외 악재들은 외부 변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국내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뉴욕 증시폭락과 고유가, 수출 대상국들의 불안이 국내 증시불안과 수출 실적 악화를 야기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성장률 둔화와 경기 경착륙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조차 낼 수 없는 잇단 해외 악재에 우리나라 경제는 서서히 멍들고 있는 실정이다. 신경립기자 입력시간 2000/11/14 18:0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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