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분양 룰루랄라~

LH, 전국 9곳 공급… 전남·충북외 7개지역 청약률 100% 넘어
경북·제주 등 계약률도 양호
민간아파트 분양 덩달아 인기

혁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꾸준히 양호한 청약성적을 기록하며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는 지방 주택시장 열기를 되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입주하는 전북혁신도시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제공=LH


지난달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남 진주시 경남혁신도시에서 공공분양아파트 1,779가구를 분양했다. 경남혁신도시에 처음 공급하는 물량인데다 분양가도 3.3㎡당 604만원으로 저렴해 분양 성공을 자신하면서도 내심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나 홀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을 경우 분양성적이 신통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기우(杞憂)였다. 총 2,981명이 접수해 1.68대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됐다. 특히 A4블록의 84㎡N타입은 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유대진 LH 판매기획처 부장은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주택으로 구성돼 진주 지역 주민뿐 아니라 사천ㆍ통영ㆍ거제 등 서부경남 주민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초기 계약률도 70~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방 분양시장이 최근 들어 침체 징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혁신도시가 불씨를 되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청약에 성공했지만 하반기 들어 집값이 소폭 하락하는 등 열기가 지난해만 같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혁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꾸준히 양호한 청약성적을 기록하며 지방 분양시장의 활황세를 떠받치고 있다.

◇잇따른 혁신도시 완판=LH는 지난해부터 전국 10곳(충남 세종시 제외)의 혁신도시 중 부산을 제외한 9곳에서 공공분양아파트를 공급했다. 이 중 최근 공급한 광주전남과 충북 등 두 곳을 제외한 7곳에서 100%가 넘는 청약률을 기록했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Ab-2블록의 경우 660가구 모집에 2,004명이 접수, 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최근 공급한 울산 우정혁신도시 A2ㆍ3블록 분양ㆍ임대아파트(1,028가구)는 2.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 내 마감됐다.

계약률도 양호한 편이다. 경북혁신도시는 지난 7월 계약을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에 660가구 모두 판매됐고 비슷한 시기에 공급한 제주혁신도시 A1블록(450가구)은 현재 92%의 계약률로 일부 저층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분양을 마무리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B4블록 305가구)와 강원 원주혁신도시(B3블록 1,110가구)는 각각 89%, 68%의 계약률을 나타내고 있다. LH 강원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계약을 시작했는데 벌써 70% 가까이 판매됐다"면서 "매주 10여건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연내 판매가 종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민간 아파트도 덩달아 인기=공공분양뿐 아니라 민간 건설사들이 혁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들도 대부분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4월 울산 우정혁신도시에서 분양한 IS동서의 '에일린의뜰 3차(685가구)'는 10.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현대건설ㆍ대우건설이 7월 부산 대연혁신도시에서 선보인 '대연 힐스테이트푸르지오(2,304가구)'도 대단지에 중대형 물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5.7대1의 경쟁률로 3순위에서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혁신도시라고 해서 모두 분양 호조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LH가 충북혁신도시와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공급한 공공아파트는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6월 분양한 충북혁신도시 B1블록(1,074가구)은 현재 계약률이 3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는 10월에도 혁신도시에서 3,3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LH는 강원혁신도시와 충북혁신도시에서 각각 424가구, 914가구를 분양할 계획이고 영무건설은 김천혁신도시에 943가구를 내놓는다. 호반건설도 다음달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346가구를 공급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규모와 위치, 이전 공공기관의 성격에 따라 혁신도시 내 분양시장의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근지역의 공급물량 규모와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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