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청 옆 베 아슈 베(BHV) 백화점 5층에 자리잡은 삼성전자 전문점.
20평 남짓한 매장이 주말 쇼핑객들로 북적대는 가운데 40대의 필립 부부는 32인치 LCD TV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크고 깨끗한 화면으로 독일월드컵 축구경기를즐기고 싶다는 부부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화질이 월등한것 같아서" 삼성 TV 구입을 고려하고 있었다.
같은 날 `파리의 중심' 샹 젤리 대로변에 위치한 프랑스 2위 통신사업자 SFR 대리점에서는 삼성 휴대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대리점 입구에 마련된 `인기제품 10선(選)' 코너에서는 4종의 삼성 휴대폰이 발견됐다.
통신사업자가 휴대폰 가격의 일부를 보조하기 때문에 프랑스에는 `공짜폰'이 즐비하다. 그러나 "499유로(약 58만원)의 삼성 슬라이드폰 `D-600(블루블랙폰)'이 대리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두가지 모델중 하나"라고 직원 마리엔느씨는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LCD TV가 프랑스 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는 지난해말 `삼성 휴대폰, 노키아(핀란드)와사젬(프랑스)을 격파하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
유럽 최대의 휴대폰 시장인 프랑스에서 `안방 기업' 노키아와 사젬을 제치고 시장 선두로 나선 삼성전자의 비약적인 성장 과정에 주목한 것이다.
삼성 휴대폰은 2001년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3년 200만대, 2004년 300만대, 2005년 480만대 등 해마다 100만대 이상 판매대수가 늘고 있다.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는 프랑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프랑스 삼성 펀클럽' 가입자도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과는 무엇보다 뛰어난 기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한 때문이다.
실제로 샹 젤리 대로에서 만난 한 20대 파리 여성은 "만약 값싼 휴대폰을 사야한다면 노키아나 모토롤라 제품을 구입하겠지만 비싼 휴대폰을 살 수 있다면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두 제품의 입지는 더욱 굳건할 전망이다.
올들어 2월말 현재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의 LCD T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무려 130%나 증가했으며, 휴대폰 매출도 40% 가량 성장했다.
아울러 시장조사기관 GFK 조사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2월초(6주차) 수량기준 27.3%, 금액기준 32.9%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2월말(8주차)에는 점유율을 각각 30.0%, 34.0%로까지 확대했다.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장 김양규 상무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80% 성장한 2조8천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현재 7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LCD TV 판매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