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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이 추가 개통된 후 첫 출근일인 30일 오전 9호선은 여전히 발 디딜 틈 없이 밀리기는 했으나 큰 혼잡은 없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출근 조절로 최악의 대란은 피한 셈이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에서 만난 서울메트로 직원은 "평소보다 특별히 붐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경호 도시교통본부장도 이례적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에 승객이 크게 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안도했다. 실제 노량진역에서 하차한 김민(30·회사원)씨는 "출근길이 심하게 붐빌 것이라고 예상해 가장 붐비는 시간을 피해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부적으로 비상사태로 표현할 정도로 서울시 전공무원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관련 공무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현장을 통제한 것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아날로그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9호선 혼잡 비난 여론에 급하게 마련한 서울시의 무료 급행버스 등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눈으로 확인됐다. 염창역 4번 출구에서 오전8시37분 여의도로 출발하는 무료 급행버스는 출발이 임박했음에도 45인승 버스에 1~2명의 승객만 탑승해 있었다. 서울시의 홍보가 부족했거나 수요 예측이 잘못됐다는 불만이 바로 나왔다. 한 버스 기사는 "오전7시37분에도 운행했는데 그때는 9명이 탔다"며 "염창역에서 여의도까지 10분 남짓밖에 안 걸리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는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인식 때문에 무료 급행버스 운행 사실을 아는 시민들도 불편하지만 9호선 급행열차를 더 선호한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염창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무료버스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출근 버스라고 하면 막힐 것 같아 지하철을 택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직행버스 이용객은 오전7시부터 8시15분까지 약 130명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구간 개통 첫날은 용케 출근길 대란을 피하며 한숨 돌렸지만 9호선 혼잡 해소 대책으로 도입한 무료 급행버스 등이 제기능을 못할 경우 최악의 출근 대란은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내놓을 뾰족한 대책도 당분간은 없어 시민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조만간 9호선 교통혼잡 개선 대책을 추가해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