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협력·북한과 군사동맹 차단 포석

■李대통령 29년만에 미얀마 방문
원유·우라늄 등 자원 풍부… 수력·수산자원 개발 논의
대외개방·민주화도 언급… 北에 개방 요구 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의 미얀마 전격 방문은 자원개발 등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와 미얀마의 대외 개방, 민주화 바람을 높게 평가하며 폐쇄적인 북한에 개방ㆍ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미얀마는 최근 경제 분야 대외 개방 및 민주화 바람과 맞물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원유ㆍ천연가스ㆍ철광석ㆍ우라늄ㆍ니켈ㆍ아연ㆍ목재에 희토류를 포함한 희귀자원까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우리나라와 자원개발과 관련된 협력이 기대된다.

또 단일 국가를 관통하는 강으로는 최장(2,170㎞)인 아예야르와디강ㆍ살윈강은 수력자원과 수산자원 개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지난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적극적인 민주화, 개방ㆍ개혁 조치가 단행되면서 국제사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한 데 이어 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 등 서방세계 외교장관들이 속속 미얀마를 찾아 협력을 타진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현지 진출기업 및 동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경제개발 노하우와 민주화, 북한과의 군사협력 차단 문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또 미얀마의 대외 개방, 민주화 바람과 맞물려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달 20일 이 대통령은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강에서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아랍 민주화) 바람이 아시아까지 와서 미얀마에 와 있다"며 "이제 한반도를 거쳐 남미나,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장기독재정권이 역사적 변화를 겪는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이제 경제협력도 중요하지만 민주화 이야기를 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 중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의 면담 및 기자회견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화를 이야기할 의무가 있다는 말에 대한 실천인 셈이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독립운동 지도자였던 아웅산 장군의 딸이자 군부독재에 맞서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지난 2010년 11월 7년간의 가택연금이 풀렸다. 정치활동을 재개한 후 지난달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앞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고 2002년 유네스코 인권상을 수상했다.

미얀마 방문에 앞서 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과 추가 도발에 대해 양국이 긴밀하고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개시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일부 민감 분야에서 신중함과 지혜를 발휘, 한중 FTA가 양국 경제관계를 한 차원 높은 관계로 도약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역ㆍ인적교류 등 실질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안보ㆍ국방 분야에서도 긴밀히 소통ㆍ협력함으로써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 있는 발전을 도모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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