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ㆍ화학 등이 LG카드 출자전환을 공식 거부함에 따라 협상 당사자인 채권은행과 L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LG그룹주의 경우 카드지원 우려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데다 이번 거부로 지배구조 논란도 희석될 것”이라며 “투자심리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반면 “은행주는 카드 지원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지원금 분담 규모가 불확실한 만큼 LG카드 지원이 끝날 때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은 구본무 LG 회장 등 대주주 채권 2,700억원 등의 출자전환은 가능한데다 채권단도 압력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협상과정에서 흘러나올 내용에 따라 주가가 일희일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LG그룹주에는 호재=이번 지원 거부로 LG그룹은 ‘아킬레스건’인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카드 관련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는 이미 상당 부문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최근 LG그룹 주가의 약세 요인은 손실금액보다 지배구조 우려탓으로 불투명성이 사라지면서 투자 심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드지원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으로 LG가 일부 금액을 출자전환해도 충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다이와증권은 “(LG전자의 경우) 출자전환에 참여해도 잠재손실은 올해 예상 순이익 1조6,000억원의 5.9% 정도”라며 “휴대폰 매출 증가 등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게 더 중요하다”며 목표가 8만2,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도 “㈜LG가 채권단의 ‘캐시 바이아웃(CBO)’ 제안을 수용해도 부담이 크지 않고 현금 지출이 아닌 평가손에 불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은 매력적인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은행주는 약세 불가피=반면 은행주는 LG카드 지원이 완료될 때까지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6일 LG그룹의 경우 ㈜LG가 5.0%, LG전자 2.73%, LG화학 0.36%, LG석유화학 0.57% 등 동반 강세를 보인 반면 은행주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1.655, 1.01% 떨어지는 등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채권단이 LG카드 증자 대금으로 7,000억원을 부담할 경우 손실은 은행 장부가의 1.8%에 불과하다”면서도 “LG그룹과 협상이 순탄치 않은데다 아직도 은행의 추가 출자금 분담 규모가 불확실한 게 악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재성 연구원은 “특히 이번 1조2,000억원의 추가 출자로 LG카드 정상화가 가능할지도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이 최악의 경우 LG카드 청산 입장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며 “만약 청산 절차를 밟으면 금융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은행주에 특히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열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도 “LG카드 리스크가 이미 반영된데다 산업은행 등의 지원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상장 은행주의 주가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협상이 길어질수록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