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귀족노조에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야당 속 목소리

노동시장 개혁에 줄곧 반대해온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새정연 혁신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동학 혁신위원은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10%의 조직 노동은 우리 사회의 상위 10%가 됐고 90%의 노동자들은 거대한 사각지대가 됐다"면서 "상위 10%의 조직 노동을 양보와 타협의 길로 이끄는 게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야당 혁신위원의 제안은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절박한 심정이자 정치권에 대한 준엄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새정연은 당사에 '아버지 봉급을 깎아 저를 채용한다고요?'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임금피크제 반대를 당론으로 굳혀놓고 있다. 이 혁신위원이 공식기구를 배제한 채 굳이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것도 미래세대의 절규에 한사코 귀를 틀어막는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탓이 클 것이다. 그가 "기업에 노동시간을 줄이는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며 구체적 해법까지 제시한 것도 대안없이 반대만 부르짖는 야당의 행태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다.

이런 터에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18일 일부 강성노조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혀 노사정위 복귀 여부조차 논의하지 못하는 파행을 겪어야 했다. 야당이 노동계를 맹목적으로 끌어안고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바람에 10%에도 못 미치는 특권노조의 목소리만 키워주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새정연은 이제라도 귀족노조에 휘둘리지 말고 취업난을 해결해달라는 미래세대의 절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뒷전으로 취업 청탁이나 일삼으며 힘없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 야당이 더 이상 노동개혁을 외면하다가는 의원 자녀들의 취업알선 업체로 전락했다는 불명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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