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때 1,020원 밑으로 떨어지자 자동차주 3인방 역주행

외국인 14거래일만에 순매도


한동안 잠잠했던 환율 우려가 재차 불거지며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주 3인방이 일제히 주저앉았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020원을 밑돌자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탓이다. 외국인이 1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코스피지수도 2,000선을 다시 내줬다.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내 기업의 환율 대응력이 강화됐기 때문에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전 내린 1,020원1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017원40전으로 장을 시작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8월7일(1,016원50전)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020원을 돌파하자 자동 업종을 비롯한 원화 강세 피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현대차(005380)(-2.39%), 현대모비스(012330)(-1.20%), 기아차(000270)(-1.01%) 등 자동차주 3인방이 일제히 하락했고 현대중공업(009540)(-1.07%), 삼성중공업(010140)(-1.40%), 대우조선해양(042660)(-1.29%) 등 조선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도 14거래일 만에 145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며 코스피지수를 전날보다 0.86% 하락한 1,994.96포인트로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비록 매수 규모를 줄였지만 이날도 장중 내내 순매수 우위를 보이다 장 막판 매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 기관은 578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은 80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시장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020선이 무너질 경우 심리적인 충격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 주가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와 올 초부터 시작된 원화 강세 환경에 국내 기업들이 적응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물론 원화 강세가 수출주에 단기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앞으로도 급격히 빨라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환율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