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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에서 여러 장르를 넘나들고 접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크로스오버'현상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단순한 접목 단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준 높은 완성도까지 성취하는 작업들이 잇따르면서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서점가에서는 인기 작가들이 기존 장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만화가 강풀의 첫 번째 그림책 '안녕, 친구야', 인문 여행자로 돌아온 시골의사 박경철의 '문명의 배꼽, 그리스', 경제학자 우석훈이 내놓은 소설 '모피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선재 예스24 마케팅본부 선임팀장은 "기존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저자들이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다른 분야로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독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문화계 전반을 관통하는 크로스오버 열풍이 도서 시장에도 한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풀은 '순정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 등 어른들을 위한 감성 웹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만화작가. 그가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썼다.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 밤, 집을 잃은 아기고양이를 도와주는 용기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지난 1월 14일 출간과 동시에 그 주 예스24 유아베스트셀러 1위, 종합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현재까지도 유아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는 뒷심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유아동 서적 판매량에서 70% 이상이 스테디셀러임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성과다.
최세라 예스24 도서팀장은 "다수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강풀 작가만의 독특한 화법과 스토리 전개 방식이 동화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평가 속에 예스24에서만 8,000권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 이후 언론에서 사라졌던 '시골의사' 박경철은 인문여행기 '문명의 배꼽, 그리스'를 들고 돌아왔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등으로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경철의 새 책은 지난 1월 23일 출간하자마자 종합 베스트셀러 5위권 안으로 파고들며 현재까지도 인문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출간돼 15만부 이상 팔린 '88만원 세대'의 작가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도 첫 소설 '모피아를 내놨다. 총리실에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에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져 마치 실제 사건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까지 결정되며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대장금', '뿌리깊은 나무'의 작가 김영현은 "우리가 모피아라는 단어는 알지만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권력을 휘두르는 지는 모른다"며 "그러기에 경제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독자로서, 혹은 창작자인 드라마작가로서 무척 반갑고 귀하게 느껴진다"며 추천했다.
이외에도 방송작가인 강세형의 에세이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가수 겸 화학자인 루시드 폴의 '무국적 요리'등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