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0일 세월호 수색·구조 작업 도중 숨진 민간잠수사의 자격 소지 여부는 물론 신원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침몰한 세월호 4층 선미 창문 절단 작업을 하다가 지난 30일 오후 숨진 잠수사 이민섭(44)씨의 신원을 그의 형인 이모(46)씨라고 발표했다.
대책본부는 그가 평소 동료에게 유명 야구 선수의 이름과 같은 ‘이OO’이라고 개명을 했다고 밝히고 다녔다는 이유로 그가 이모(46)씨가 맞다고 했으나 지문 감식 결과 그동안 친형의 이름을 사용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인은 20여 년 동안 수중 잠수작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지만, 잠수 자격증을 보유하지는 않았다.
대책본부는 “고인의 친형은 잠수와 무관한 일에 종사하고 있다”며 “형의 자격증을 이용해 잠수에 참여한 것은 아니며 친형을 사칭한 이유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사망사고 발생 이후 잠수업계 종사자들이 그동안 제도화된 자격 검증 절차 없이 업계 관계자들의 소개로 일이 있을 때마다 임시 고용 형태로 일해온 점이 지적되자 대책본부는 자격증 소지 등 잠수사들의 자격 검증, 사전 건강검진, 적응 훈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이중 한 가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씨는 형의 신분을 도용했음에도 잠수사 경력을 쉽게 검증받았고 건강 검진도 그대로 통과했다.
대책본부가 밝힌 민간 잠수사 자격에 관한 관계 법령에 따르면 ‘잠수기능사보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직업능력 개발 훈련을 이수한 자, 3개월 이상의 작업 경험자, 해당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자’ 중 최소한 하나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애초 대책본부가 파악한 이모(46)씨는 이 중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았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