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연세대도 '강의평가 공개'

MBA과정에 한해…서강대는 학부전체 검토

동국대의 교수 강의평가 결과 공개로 대학가가 찬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고려대와 연세대가 경영전문대학원(MBA)에 한해 강의평가 공개 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수평가 공개는 고객인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라는 찬성론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 없이 인기투표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타 대학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29일 고려대는 경영전문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3월부터 2월까지 진행된 MBA 과정 202개 과목에 대한 강의평가를 실명으로 공개했다. 평가 문항은 해당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 자신에 대한 부분(A) 5문항과 교수의 강의 내용 및 전달에 대한 부분(B) 15문항으로 나뉘어 각각 5점 만점으로 평균을 냈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4점이 넘는 점수를 받았지만 학생들이 까다로워 하는 ‘경영통계’ 과목을 가르친 교수들은 모두 4점 미만의 점수가 나오는 등 상당 부분 수강생의 주관이 개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FDI 관련 정부기구에서의 인턴십’이라는 과목의 경우 5점 만점이 나오기도 했으며 수강생이 기업 중역급 임원들로 구성된 ‘Executive MBA’ 과정의 수업들은 모든 교수들이 4.5점 이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장하성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각 MBA 프로그램마다 특성이 있어서 평가 점수가 상대적으로 후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고 확실히 과제를 많이 내주는 교수들에 대한 평가는 나쁘게 마련”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강의평가 결과를 교수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고 수강신청 등에 참고하는 자료로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부 학생들의 경우 전공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도 있고 취업 등의 요인으로 학점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전체 과목이 아닌 전공 선택 과목에 한해 강의평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도 올해 1학기 MBA 과정부터 강의평가를 공개하기로 하고 인터넷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갔으며 서울대 경영대학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글로벌 MBA’와 ‘SNU MBA’ 과정의 국내외 교수 54명, 86개 강의에 대한 평가를 경영전문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생과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서강대는 동국대와 마찬가지로 전체 학부 차원에서 강의평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학기 초반에 강의 ‘중간평가’를 실시해 실질적인 강의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서울대와 고려대ㆍ연세대 학부와 성균관대ㆍ한양대ㆍ한국외대 등 나머지 주요 대학들은 지금 당장으로서는 강의평가를 공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