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논란 박은선 인권위에 진상조사 의뢰

WK리그 6개구단 감독 의문 제기에
서울시청 "인권 침해 심각" 강경 대응

여자실업축구 WK리그에서 뛰는 공격수 박은선(27)의 성별논란에 대해 소속팀인 서울시청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상조사 의뢰 등의 강경한 대응책을 밝혔다.

김준수 서울시청 단장 겸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7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심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은 지난달 19일 간담회에서 박은선의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박은선이 내년 시즌에도 그대로 뛸 경우 시즌 참가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180㎝에 74㎏로 건장한 체구의 박은선은 과거에도 종종 성별논란에 시달렸지만 2003년 월드컵과 이듬해 아테네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문제없이 참가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 박은선의 활약을 못마땅하게 여긴 다른 구단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은선은 올 시즌 19골을 터뜨린 득점왕이다.

김 단장은 이날 6개 구단이 작성한 성별검증요청 문서도 공개했다. 이 문서의 ‘박은선 선수 진단’이라는 항목에는 올해 말까지 박은선의 출전여부를 판정해주지 않으면 2014시즌 출전을 거부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김 단장은 “2004년 올림픽에 나갈 때도 검사를 받았다”며 “앞으로 성별판정 논란이 재론돼서는 안 된다. 이에 어긋나면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가 선수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청 측은 6개 구단이 성별검사를 요구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