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선·잡음 끊이지 않는 대우건설 매각작업

"졸속" 비난에 음모론까지…
"중량감 고려 않고 일반M&A와 같이 취급" 지적
매각작업 관계자들 일정연기 책임 떠넘기기 급급
"정부 관리능력 부재" 비판 목소리 갈수록 거세져


혼선·잡음 끊이지 않는 대우건설 매각작업 "졸속" 비난에 음모론까지…"중량감 고려 않고 일반M&A와 같이 취급" 지적매각작업 관계자들 일정연기 책임 떠넘기기 급급"정부 관리능력 부재" 비판 목소리 갈수록 거세져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이 혼선과 잡음으로 얼룩지면서 큰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어떤 기업이 선정되더라도 유착설ㆍ특혜설 등에 휘말릴 공산이 크고,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우건설의 펀더멘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일로 정부의 인수합병(M&A) 관리 능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 대우건설 M&A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우건설이 갖는 중량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전 중소규모 기업의 M&A와 같은 시각과 방법을 가지고 접근했다는 지적이다. 공자위는 보안상의 이유로 시작 1시간 전에 입찰자료를 매각 심의위원에게 전달하고 즉석안건으로 상정했다. 자산매각의 적정성을 심사해야 하는 매각소위가 관련 자료를 숙지하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지만 2시에 예정된 본회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종합의견을 도출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열린 본회의에서는 그동안 노조와 언론들이 제기한 6대 쟁점에 대한 정황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일부 매각소위원들이 심사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시했다는 의견이 본회의에서 제기되자 박영철 공자위원장은 매각소위가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심의해달라며 당초 발표일정을 연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처럼 재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큰 사안을 2~3시간 만에 심의하는 것 자체가 도덕적 해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일정연기 등의 과정에서 책임 있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외 관심이 쏠린 사항임에도 일정연기 사유나 향후 일정에 대해 구체적 확인 없이 캠코 실무진이 나서 "매각소위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시했다"는 9줄짜리 설명문을 읽는 것이 고작이었다. 매각작업의 최종책임자인 공자위원장이나 공자위 사무국장, 캠코 책임자 등은 전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불거져 있는데 누가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려고 하겠냐"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이라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더이상의 의혹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각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발표가 하루 연기되면서 인수 참여업체간에 '애초부터 특정기업이 내정돼 있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또 대우건설 노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종 선정될 경우 매각무효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나서 대우건설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예고되고 있다. 공자위 등의 안일한 일 처리와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가 국민세금으로 살려놓은 대우건설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점수 가장 높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선정 유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회가 지난 20일에 이어 21일 오후9시부터 4시간여 동안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재평가 작업을 다시 진행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가격에 비해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갈 수 있는 경영능력 등 비가격에 대한 세부평가 점수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위원들간 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입찰과정에서 특혜의혹 등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련 서류들을 정밀하게 검토하기 위한 재평가 작업이라는 것이다. 공자위 매각소위가 마무리됨에 따라 공자위는 22일 오후2시에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ㆍ발표할 예정이다. 매각소위의 재평가 작업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매각 구도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하루 만에 순위가 뒤바뀔 경우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는 부담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과 비가격에 대한 배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입력시간 : 2006/06/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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