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신도시가 포함된 고양시 일대는 파주신도시ㆍ행신2지구ㆍ삼송지구 등 주변 대규모 개발의 여파로 아파트 매물적체 및 거래침체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힌다. 일산신도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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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안 되는데 매물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와 먼지 쌓이듯 매물만 쌓여가고 있어요."
기존 주택 거래시장이 침체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다.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부동산거래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는 표현 그대로다. 대출규제의 영향이 실제로는 미미한 충격일 거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규제 이후 시장은 거래 회복에 대한 어떤 신호나 기대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거래부진과 이에 따른 매물적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 고양ㆍ김포 및 용인 지역 등이다. 실제 이 지역 대부분의 중개업소에는 급매물은 기본으로 '급급매물' '초급매물'이라는 꼬리표를 단 물건들이 수십ㆍ수백개씩 쌓여 있다.
"딱 10월부터 거래가 끊겼다"고 입을 연 일산의 한 공인관계자는 "수개월째 한 건도 거래가 안 돼 나조차도 시세 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고양 중산동의 현대공인 관계자도 "중산마을 내 중대형 아파트가 적어도 1,000가구는 되는데 전용 130㎡ 이상 대형 아파트는 11월 이후 단지 전체에서 한 건도 거래된 적이 없다"며 "2006년 6억원까지 갔던 7단지 135㎡가 지금 3억5,000만~3억8,000만원에 나와도 안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업소에 등록된 매물만 400건이 넘고 시세를 묻는 사람만 간혹 있는 수준"이라며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아 갈아타기 하려는 사람들 덕에 매물에 자꾸만 느는데 거래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신규 분양이 줄을 이었던 김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장기동의 전원공인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분양한 신도시 갈아타기 분양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내놓는 추세인데 거래가 안되다 보니 불안과 걱정을 호소하고 있다"며 "미분양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기존 주택 거래가 안 되니 분양 받는 것을 꺼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용인 수지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전셋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강남 출퇴근 수요자들이 대거 용인 지역으로 들어오며 전세 거래는 이뤄지지만 매매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인근 신죽전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동났는데 매매는 한 달에 한 건도 힘들다"며 "어떤 아파트는 각층의 물건을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매물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 역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값으로 이어지나 하고 기대도 하고 은근히 매수를 권해도 보지만 매수자ㆍ매도자 간의 가격 격차가 워낙 크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신호가 보이지 않으니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질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거래부진 현상이 서울 및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상황이 더한가 덜한가의 차이일 뿐이다. 실제로 최근 재건축 호재가 있었던 강동구 및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졌던 분당 등에서도 예년 같지 않은 매수세 실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분당 야탑동의 가산공인 관계자는 "명절 지나면 좀 나아지겠거니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거래가 없다 보니 탑마을기산 전용 132㎡의 경우는 현재 7억~7억5,000만원선에서 매물이 나와 수개월 전과 비교할 때 1억원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강동구의 고일중개 관계자 역시 "둔촌주공ㆍ고덕주공 등도 재건축 호재가 많은 것에 비해서는 거래가 뜸한 편"이라며 "관심 있는 수요자는 많지만 기존 주택 매매가 워낙 힘드니 매수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집을 팔려는 사람들의 하소연도 커지고 있다. 회사원 서모씨는 "중개업소의 조언에 집수리도 해보고 가격도 낮춰 봤지만 8개월간 두명만이 집을 보러왔을 뿐"이라며 "집을 파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매수할 때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