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열쇠 쥔 시진핑 '김정은 도박' 받아줄까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결의안 위반 규탄"
제재안 내주 윤곽 속 중국 선택 따라 강도 달라
재정부 "추가도발·제재 우리경제에 부담 우려"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대북제재 강화에 동의할 것인가. 지난 1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고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가 가시화되면서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맞는 중국의 선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반도의 현상유지와 안정을 중시하는 중국의 성향이 다시금 드러나 한미 양국이 추진하는 대북제재 추가 결의안에 반대하면 제재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매우 격앙돼 있고 중국도 발사 사실을 북으로부터 미리 통보 받지 못해 불만이 없지는 않다는 점에서 마냥 반대하지만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과 일본의 소집 요구로 12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규탄의 목소리가 컸다.

안보리의 순번제 의장인 모하메드 룰리치키 유엔 주재 모로코 대사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발표해 "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함께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유엔대표부 당국자는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며 "북한이 지난 4월에 이어 8개월 만에 다시 국제사회를 향해 도발을 감행한 만큼 결의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한미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특히 이번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데다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는 미국이 화가 나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추가 제재안은 한두 차례 회의를 더 거친 후 다음주 초중반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강한 대북제재에 반대해온 중국의 행보가 변수다. 제재결의안이 발의돼도 미국ㆍ영국ㆍ중국ㆍ러시아ㆍ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라도 반대하면 채택될 수 없다.

중국 신화통신은 발사 후 게재한 칼럼에서 "과거의 사실이 보여주듯 안보리 결의나 성명은 북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관련국의 과격한 행동은 정세를 번갈아 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 등 강경책에 찬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김숙 유엔대표부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장에서 표출된 중국의 태도에 대해 발사 자체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그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우려를 우선하는 분위기였다며 향후 논의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이어질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등 향후 전개에 따라 북한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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