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효과`가 증시에 단비가 될 것인가.
지난 주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이 전격 체포 사실이 호재로 작용해 15일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의 공방을 끝내고 연중 최고치로 올라서자 앞으로의 장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세인 효과`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해소의 발판으로 작용, 세계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후세인 효과는 단기에 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낙관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다만 추가상승 여부는 세계경제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증시에서 낙관론이 확산됨에 따라 채권시장은 약세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에 따라 그동안 국내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달러약세는 `원화 약세`의 호재로 변신, 수출주 상승의 발판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연중 최고치 경신=사담 후세인의 체포 소식에 일단 아시아 증시는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말을 넘기고 처음 시장이 열린 15일 아시아증시에서 일본증시가 3% 넘게 상승한 것을 비롯해 홍콩과 타이완, 싱가포르 등 주요국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도 개장과 함께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 종합주가지수가 전주말보다 16.08포인트(1.99%)오른 822.16포인트로 마감, 지난 6월12일(823.06포인트)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1월이후 800선을 놓고 치열한 매매공방을 넘긴 끝에 `4전5기`에 성공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 추가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항공업종의 주가는 급등하는 등 이라크 전후복구 기대감이 증시에도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적인 호재, 중장기 효과는 경기회복 여부에 달려=하지만 전문가들은 후세인 효과가 호재임에도 분명하지만 중장기적으로도 호재가 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증시가 중장기적으로는 전세계 경기회복이 내년에도 지속될 지 여부에 달려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후세인 체포소식으로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타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지만 이는 일시적인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중장기적인 시장흐름은 미국경제의 회복 여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후세인 체포가 `모멘텀` 부재에 시달렸던 증시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후세인 체포소식은 하루 이틀이면 효과를 다하겠지만 전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만큼 향후 미국등 세계경제지표 개선여부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있어 연말장세가 `산타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최근 다우지수가 1만선을 넘어섰고, 나스닥지수가 2,000선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채권가격은 약세,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세 전망=증시가 오름세로 가닥을 잡은 것과 달리 채권시장에는 이번 재료가 심리적인 악재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애실 대한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후세인 효과가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높임으로써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맞물린 수급부담까지 겹쳐 채권시장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원화 약세`는 국내 수출주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