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 줄일수밖에…"

■ 본지 '172개 기업대상 경기전망' 설문
기업들 연내 경기회복 기대 물거품

연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하반기에는 신규투자 및 고용 부문도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설문결과 하반기에 경영목표를 변경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은 24.7%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지만 여건이 나빠지면 수치는 훨씬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대부분이 중견 및 중소기업들로 경영목표 변경시 신규투자와 고용 부문에서 지출을 과감히 줄이겠다고 밝혀 산업계의 뿌리를 흔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유수의 인터넷 분야 정보통신업체인 A사는 설문에서 “하반기 경영목표 변경을 통해 올해 총 신규투자 규모를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견 제조업체인 B사도 올 신규투자를 당초의 계획보다 10% 감소시키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견 유통업체인 C사는 올 신규채용 규모를 원래 계획보다 3% 이상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중소 전자부품제조사인 D사는 올 하반기 신규채용을 아예 내년으로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당장의 불요불급한 지출은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올 매출 전망도 대대적으로 낮추고 있다. 유통업체인 E사의 경우 지난해 대비 올 매출증가치를 당초의 7%선에서 5%선으로 낮춰 잡았으며 그나마도 추가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류업체인 F사는 올 매출목표를 당초의 1,500억원에서 20% 가량이나 하향 조정했다. 또 다른 의류사인 G사 역시 올 매출이 연초 기대보다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이미 신설비를 도입해 공정을 효율화하거나 6시그마 운동과 같은 대대적인 원가절감 캠페인 등을 벌여 투자계획을 크게 줄이지 않고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지만 중견 이하 기업들은 평상시 이 같은 대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 위기상황에서는 결국 투자를 줄이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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