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세 계경제가 이른바 ‘중국 쇼크’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경제 과열론 이 확산돼왔지만 2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강력한 긴축발언과 때맞춰 전 격적인 은행대출금지명령이 떨어지면서 중국의 버블 붕괴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계는 중국의 이번 금융긴축조치를 최후의 통화환수수단인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중국발 세계경제 경착륙 가능성을경고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유럽순방에 앞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회견에서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를 식히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강력한 긴축조치가 잇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최대 원자재 수입지역인 남미를 비롯해 미국ㆍ유럽ㆍ아시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렸다. 철강ㆍ구리 등 세계 원자재시 장의 용광로인 중국이 급격한 침체로 돌아설 경우 세계경제의 엔진인 미국 을 비롯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가 치명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 연속 5% 가까운 고속성장으로 그렇지 않아도 금리인상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은 중국의 갑작스런 수요감소가 경착륙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다우존스지수와 국채가격이 폭락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세계 양대 경제축인 일본도 지난 90년대 초 버블 붕괴 후 14년 만의 경기 회복이 중국이라는 복병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초조감이 확산되고 있다 . 일본은 물론 한국 등 아시아 전체가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중 수출확대에 힘입어 성장발판을 마련해왔는데 이 같은 구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 성장세 둔화는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미국 및 유럽경제에도 타격을 입히는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소비부진 등으로 선진권 중 가장 더딘 성장을 보이며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필요가 있는 마당에 중국 변수로 수출길까지 막히며 더욱 심각한 침체국면을 맞을 수 있다.
이제 중국이 경기긴축의 최후수단인 ‘금리인하’ 카드를 언제 뽑아 들지에 세계경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중국경제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자 세계경제의 금리인상 도미노 등으로 이어져 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당국은 소비위축에 따른 급격한 경기 붕괴를 우려, 금리인상을 자제해왔는데 국내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리카드는 이제 시간문 제가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지준율 인상 등 온갖 금융 및 경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경기지표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올 1ㆍ4분기 성장률은지난해(9.1%)보다 높은 9.7%를 기록했고 통화공급ㆍ고정투자 등 모든 지표 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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