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LG화학의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SDI가 이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자회사인 SB리모티브가 금융권을 상대로 자금마련에 나서는가 하면 영업을 강화하는 등 수주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SB리모티브는 삼성SDI가 전기차 2차전지 시장 진출을 위해 2년 전 독일 보쉬와 합작해 만든 회사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BMW, 그리고 자동차 전장업체인 델파이와 자동차용 2차전지 납품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3월 S&T모터스와 전기차용 2차전지 공급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SB리모티브의 공격적인 행보는 최근 들어 잇따라 눈에 띄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은행권을 상대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약 1,000억원가량을 저리로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울산에 짓는 공장 건설 등 경쟁력 강화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SB리모티브 대표이사도 전격 교체했다. 전무급이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이를 부사장급으로 높였고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를 신임 대표로 발탁해 SB리모티브의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B리모티브의 약점 중 하나가 영업력이었다"며 "대표이사 교체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 제품 납품도 하나 둘 가시화되고 있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8월 BMW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최근 이 배터리를 단 BMW의 전기차가 파리 모터쇼에 출품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가 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한 회사가 아닌 여러 회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다"며 "아직도 (수주) 기회는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곧 수주실적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만회에 나선 SB리모티브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SB리모티브의 공격적인 경영의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