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을 주선해주는 앱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27일 저녁 늦게 신촌의 A컴퓨터학원에서 만난 전원탁 씨는 정보기술(IT) 컨설팅ㆍ서비스 업체 과장으로 최근 이곳에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강좌를 듣고 있다. 그는 "직업적인 필요 때문에 수강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개인적으로도 만들고 싶은 앱이 있냐는 질문에 눈을 빛내며 '미팅 주선 앱' 등의 아이디어를 털어놓았다. 스마트폰의 매력에 끌린 20~30대들이 직접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단시간에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스마트폰용 앱 개발강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A학원의 경우 오후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평일 수업과 6시간ㆍ7시간짜리 주말 수업으로 수강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을 갖춘 경우 1개월간 '선수(기초)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강좌(1개월)를 듣고 나면 어엿한 앱 개발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학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원이 20명씩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용 앱 개발과정이 있는데 둘 다 신청자가 밀려 있다"며 "다음달 수업도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앱 개발강좌가 4월 처음 개설됐지만 다른 수업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인기가 있다"며 "몇년 만에 새로운 IT교육 열풍이 불었다"고 전했다. 다른 학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화여대 부근 B학원의 한 관계자는 "35명 정원인 기초반에 60명씩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 한 명당 앱 보유개수는 평균 86개에 이른다. 앱 구매에 드는 비용은 한 달에 5,000~6,000원가량으로 추정돼 아직 유료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이디어만 좋으면 '대박'을 낼 가능성도 있다. 일부 대학의 IT 관련학과에서도 앱 열풍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숭실대 컴퓨터학부에 재학 중인 이승운 씨는 "현재 팀을 꾸려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07학번인 이 씨는 3월 동기인 정재봉 씨와 함께 만든 '숭실대' 앱을 앱스토어에 올려 유명인이 되기도 했다. 숭실대 홈페이지와 연동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 시설물 및 주변 정보검색이 가능한 앱이었다. 특히 도서관의 빈 좌석현황을 찾아볼 수 있어 학내에서 히트를 했다. 이 씨는 "같이 앱을 만들자는 사람도 종종 있고 나중에 벤처를 창업할 생각도 있다"며 "단순한 스마트폰용 앱이 아닌 콘텐츠 전반을 다루는 기업을 세우는 게 꿈"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도 학생들의 열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각종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울산 과학기술대는 4월 직원과 전교생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성균관대도 학내에서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관련 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IT업체들도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스마트폰ㆍ애플리케이션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