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 유출 시 피해자가 금융회사로부터 피해액의 최대 3배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용정보보호법을 의결할 방침이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처리를 미루게 됐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번 개정안은 소비자피해 구제책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다시)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추가 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가 합의한 개정안에는 피해 입증 책임을 금융사가 아닌 피해자가 하도록 돼 있으며 강력한 피해구제책으로 꼽히는 배상명령제 및 집단소송제가 제외돼 있는 만큼 정치권이 재차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정무위가 전날 법안심사소위에서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액보다 더 큰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내용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것에 합의한 뒤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실질적인 피해구제 대책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뜻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전체회의 산회 직후 “신용정보보호법은 4월 국회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이었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통과시키지 못한 것은 여야 모두 고개를 들지 못할 일”이라며 “6월 국회에선 여야 의원들이 협의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무위는 신용정보보호법과 함께 신용정보 유출방지 관련 ‘패기지 법안’으로 엮인 전자금융거래법·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별다른 이견 없이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는 조항을 없애고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겸직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금융지주회사법에는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 간 신용정보 공유를 제한하도록 한 조항이 포함됐다.
정무위는 이 밖에도 불법 자금 은닉과 자금 세탁을 목적으로 하는 차명계좌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시키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법제사법위의 체계·자구 심사 절차를 거쳐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