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를 조만간 해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 분양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분양을 미루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 뒤에 분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과 대구 등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예상되는 지역의 9월 분양계획이 대부분 10월 이후로 연기됐다.
당초 투기과열지구의 해제 시기는 불투명했는데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언론사 경제.산업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9월 한달간 시장상황을 보고 주택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제 시기가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강 장관의 발언을 `10월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SK건설이 이달중 부산 용호동에 공급할 예정이던 `오륙도 SK뷰' 아파트는 10월로 분양이 연기됐다.
롯데건설도 부산 다대동 `몰운대 1차' 아파트를 당초 이달초 분양하려 했지만한 차례 연기했고 아직 후속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벽산건설도 부산 구서동 2곳과 청룡동 등 3곳에 대한 분양 일정을 9월에서 11월 이후로 늦췄다.
이 밖에 대우건설도 부산 거제동에 이달중 내놓을 예정이던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을 10월로 미뤘고 삼성물산도 대구 달서군 화원읍에 9월 예정이던 아파트 공급을 10월로 연기했다.
A 건설회사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가능여부는 분양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큰 열쇠"라면서 "조만간 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누가 서둘러 분양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B 건설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이 불확실성"이라면서 "정부가 해제 방침을 정했고 시장이 그렇게 믿고 있다면 되도록 빨리 해제하는게 좋다"고 밝혔다.
조만간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다는 소식에 수요자들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이를 기폭제로 부동산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투기과열지구 해제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S부동산 관계자는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됐다고 해도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모두 투기과열지구 해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부산 북구.해운대구, 대구 서구.수성구.중구, 춘천, 양산 등 7개 지역이 지난달 25일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일주일이 지난 1일 현재 부산 북구만 0.32% 올랐을 뿐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