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은 몇 개 안치고 빈 스윙하면서 스윙 궤도를 체크해요. 퍼터는 틈만 나면 잡지만 역시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교정하는 데 더 신경을 씁니다.” 아마추어로 시니어대회에 나갔다가 우승해 지난해 8월 KLPGA 준회원(세미프로) 자격을 얻은 전용자(51ㆍ사진)씨는 ‘도대체 연습을 얼마나 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강원 원주에 살면서 ‘소반’이라는 한정식 집과 ‘가현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어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연습을 했겠거니 했던 짐작이 빗나갔다. 그는 200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이동수 시니어 투어에서 아마추어 1위이면서 4차전 평균 80타 이내 기록을 세워 KLPGA 준회원(세미 프로골퍼)이 됐다. 4차전 중 아마추어 1위를 3번했고 4차전에서 80타를 쳤을 뿐 3차전까지 내내 70타대 기록을 냈다. 공식 대회 생애 베스트는 68타라고 했다. 전 프로는 “연습장 사무실에 앉아 있다 보면 몇 박스씩 죽어라고 볼을 때리는 손님들을 보게 된다”며 “돈 내는데 뭐랄 수 없지만 그러다가 기량이 늘기는커녕 몸만 상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신은 “오로지 어드레스 때의 자세가 임팩트 때 그대로 재현되는 지만 신경 쓴다”고 했다. “손님 없을 때 빈 매트만 탕탕 쳐서 닳게 만들기 때문에 연습장 관리하는 프로들이 싫어한다”며 웃기도 했다. 전용자 프로가 이렇게 스윙 궤도만 체크하면서도 공식 대회에서 70타대 기록을 엮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라운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지난 85년에 골프에 입문했다”는 그는 “그 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한 달에 8번씩 9개월 동안 당시 6홀이었던 경주 보문에서 필드 레슨을 받았다”며 만만치 않은 경험을 털어 놓았다. 요즘도 친구들과 어울려 라운드를 하는데 “지난 2000년 원주로 옮겨 와 사장이 되고 나니 시간 내기가 더 어려워 시즌 중에도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라는 전용자 프로. 그는 “원주에 사니까 시니어 투어 대회장인 센추리 21에서 살았던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인근 다른 골프장에 더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내가 잘못치고 볼에 화풀이하면 반드시 내가 당한다”며 ‘여유와 배려’를 강조한 전 프로는 “지금도 11.5도짜리 여성용 드라이버를 쓰지만 230m는 족히 날린다”며 무조건 강한 채만 선호하는 최근 골퍼들의 성향을 꼬집었다. “여성들이 남자 채 쓰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데 다들 채에 끌려 다니지 진짜 스윙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 그는 이어 “그 동안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며 “올해 2부 투어 시드 전에도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기왕 프로가 됐는데 끝까지 도전해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