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격화...대학생 사망자 속출

베네수엘라의 반·친정부 시위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대학생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 엘 우니베르살과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부 발렌시아에서 대학생 헤수스 엔리케 아코스타(20)가 총에 맞아 숨졌다.

아코스타는 집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그러나 그가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밤에는 서부 산크리스토발에서 대학생 다이넬 티노코(24)가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중 사망했다. 티노코는 학생들의 시위를 주도해왔다.

현장에 있었던 시위 참가자들은 티노코가 검은 복면을 한 채 차량을 몰고 온 괴한들의 총에 맞았다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발렌시아에서 여대생 헤네시스 카르모나(22)가 머리에 총을 맞아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카르모나는 발렌시아가 속한 카르보보주(州) 미인대회에서 ‘미스 관광’으로 선발돼 홍보 대사 역할을 해왔다.

야권은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무리가 불법 무기로 무장한 친정부 세력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 등에서 지난 12일부터 발생한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으로 늘었다.

대규모 시위 발생이 한 달째인 이날 카라카스에서 3천 명의 학생들이 모여 희생자를 추도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이용해 시위를 진압하자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카라카스를 포함한 산크리스토발, 메리다, 발렌시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반정부 시위와 함께 친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는 “카라카스는 평화롭게 사는 도시”라면서 “정부가 극우파들에 의해 벌어지는 항의 시위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인 소요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우파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달 4일 카라카스의 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성폭행당하자 대학생들의 반발로 촉발한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는 야권이 합세하면서 치안 불안과 함께 경제 실정 등을 비난하며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추앙자들과 마두로 정부의 지지자들이 친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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