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에도 개혁 바람

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 내 개혁파가 맹목적 북한 추종노선을 비판하고 재일동포의 실생활에 중심을 두는 개혁을 요구하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13.plpla.or.jp/forum/#teigen)를 개설했다.`총련의 재생을 바라는 넷트 포럼21` 명의로 17일 개설된 홈페이지는 “북한에 기울어 재일동포의 실태와 민주주의를 경시한 것이 조직 쇠퇴를 불렀다”고 중앙본부 지도부를 비판하는 제언을 게시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촉구하고 있다. 조총련은 최근 내부 집회에서 문건이나 발언을 통해 비판과 개혁요구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활동은 처음이다. 이 활동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현직 활동가와 상공인 수십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제언은 “총련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신용금고의 파산, 일본인 납치문제 등에 대한 중앙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 움직임이 조직 내에 표면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0년간 조선학교가 30개 이상, 학생은 6,000명 이상 감소했고 ▲한국으로 국적을 바꾸는 동포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지부나 학교에는 기부하지만 중앙본부에 대한 기부는 거부하는 상공인이 많다는 점 등 조총련 이탈 현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조총련의 기반이었던 민족교육에서도 “상의하달로 이뤄지는 조직의 결정을 학부모들에게 강요함으로써 혼란과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제언은 조총련이 그 동안 재일동포 사회에 기여한 실적은 인정하면서 “정책, 운동방침, 인사에서 독자성을 회복ㆍ발휘해 동포 속에 중심을 둔 대중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언 작성에 참여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의 의견수렴을 모아 최종적인 제언을 정리한 뒤 지도부에 개혁을 요구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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