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재정 '그린벨트 舌禍'

"우리나라만 있는 제도… 후손이 걱정할 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강 장관은 24일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그린벨트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린벨트가 ‘분노의 숲’” “그린벨트는 후손이 걱정해야 할 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짓겠다는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ㆍ시민단체 등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영국ㆍ미국ㆍ프랑스ㆍ독일 등 선진 8개국도 그린벨트제도를 도입, 건축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그린벨트가 한국에만 있는 제도”라는 강 장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새 정부 출범 후인 지난 3월3일에는 국토연구원이 ‘영국ㆍ프랑스ㆍ독일 그린벨트정책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도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1938년 그린벨트법(Green belt Act)을 제정해 우리나라보다 그린벨트제도를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1947년에는 도시 및 농촌계획법을 제정, 각 지방자치단체에 개발계획 수립시 그린벨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고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그린벨트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영국의 그린벨트는 총 14개 권역, 1억5,000만m²에 달한다. 미국은 성장관리정책을 통해 자연환경, 도시확산 방지를 위해 각 도시별로 그린벨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도 도시확산 억제, 교외지역 보전을 위해 그린하트(Green Heart)를 시행하고 있다. 또 프랑스는 1976년에 그린벨트제도를 도입한 뒤 대도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파리 대도시권에만 지정하고 있다.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곧바로 “강 장관의 ‘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린벨트가 분노의 숲’이라거나 ‘그린벨트는 후손이 걱정해야 할 일’이라는 말은 망언”이라면서 “후손을 책임질 생각이 전혀 없는 장관은 영혼도 미래도 없는 사람”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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