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 남북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우정을 꽃피우고 있다.
9일 한국선수단 등에 따르면 남북 선수들은 선수촌 내에서 오다가다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종목별로 친분이 있는 경우에는 식사도 함께 하고 서로 어울려 흉금을 털어놓기도 한다.
또 같은 종목이지만 감독 또는 선수들끼리 인연이 없어도 훈련장에서 만나면 안부를 묻는 등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북한선수단이 경기장 등 외부에서는 대체로 한국취재진의 인터뷰 공세를 피하고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딴판인 것.
변경수 사격대표팀 감독은 “북한의 서길산 감독하고는 부산아시안게임 때 처음 만나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며 “식사도 같이 하는 등 어색함 없이 잘 어울린다”고 선수촌 분위기를 전했다.
체조의 윤창선 감독은 “북한은 우리와 달리 여자 선수 위주고 감독하고도 인연이 깊지 않지만 훈련장이나 선수촌에서 보면 가벼운 목례는 한다”고 말했다.
북측 선수 중 남측 선수들과 가장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주인공은 유도 영웅 계순희.
96애틀랜타올림픽 48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계순희는 한국유도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물론 여자 선수들과도 즐거운 표정 속에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어렵지않게 목격되고 있다는 것.
특히 연한 화장을 하는 등 ‘괴력의 소녀’에서 어느덧 아가씨로 변한 계순희는 한국선수단이 가져와 식단에 올린 김치도 맛있게 먹었다는 전언이다.
한 한국선수단 관계자는 “계순희에게 ‘살도 많이 빠지고 공주 같다’고 칭찬을 해주자 활짝 웃었다”고 말했다. 선수촌에서 동포애를 나누고 있는 남북 선수단이 얼마나 많은 메달을 수확, ‘코리아의 힘’을 세계에 떨칠 지 주목된다.
/아테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