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수행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종업원에 대해 법원이 ‘사인(死因)이 불분명하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 부장판사)는 1일 타일 판매업체 운영자 이모씨가 “업무수행 중 쓰러진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산업재해보상보험 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수행 중 쓰러진 근로자의 사인이 불분명한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조항은 행정청의 내부규칙일 뿐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며 “업무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망한 종업원이 작업장을 정리하다 뇌출혈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당시 연장근무나 야간근무 등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춰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