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명성황후'가 무대에 올려진 지 12년만에 관객 100만 돌파에 도전한다. 1995년 예술의전당 초연 이후 뮤지컬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무대에 올려진 뒤 지금까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명성황후. 지난해 연말 국립극장에서 펼쳐진 공연에서도 연일 매진 행진을 보이며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는 2월 17일부터 3월 4일까지 초연 장소인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 100만 고지에 올라서며 우리 뮤지컬 역사의 금자탑을 세울 전망이다. 명성황후는 지난해 공연까지 관객 98만명을 끌어 들였으며 이번 공연 기간 동안 관객 100만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언어극 '난타'가 지난해 국내에서 외국인 관람객 100만을 돌파한 이후 우리 공연사의 또 하나의 쾌거. 난타의 경우 정통 뮤지컬에서 한발 비껴선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성황후는 사실상 국내 뮤지컬 창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관객 100만을 돌파하는 작품으로 자리 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뮤지컬의 본 고장 미국과 영국에서도 10년 이상 장기 공연되는 뮤지컬은 그다지 흔치 않다. 이른바 뮤지컬 빅 4로 꼽히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 대자본이 투자된 블록버스터 뮤지컬과 디즈니사가 제작한 '라이온 킹' 등 소수 작품만이 10년 이상 꾸준히 장기 공연되며 장수를 누린다. 우리보다 뮤지컬 공연 역사가 깊은 일본의 경우만 해도 극단 '사계'가 공연하는 '남십자성''꿈에서 깨어난 꿈'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1995년 12월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명성황후는 작가 이문열의 원작 '여우사냥'을 김광림씨가 각색하고 김희갑, 양인자 부부가 곡과 가사를 썼다. 당시 개막 무대에서는 윤석화가 명성황후 역을 맡았고 1997년 미국 뉴욕에 진출했을 때는 이태원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에서는 뉴욕 데뷔 무대에서 빛을 발했던 이태원씨와 이상은이 번갈아 명성황후 역을 맡는다. 고종 역에 조승룡, 윤영석, 대원군 역에 이희정 등 지난해 연말 공연진들이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명성황후 제작사인 에이콤의 윤호진 사장은 "명성황후가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 틈바구니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은 해외 대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탄탄한 작품 구성의 힘과 무게 때문"이라며 "단순히 재미 만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끌어낸 교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콤은 내년 하반기에는 명성황후의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 기간동안에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낮 공연을 만들고 VIP석을 제외한 전 좌석에 대해 가격을 20% 할인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3만~12만원. (02)575-6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