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수합병(M&A)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10개의 주인이 바뀌었고 올해에도 매각 의사를 가진 골프장이 인허가 절차를 마친 상태인 곳을 포함해 20여개나 된다. 연간 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골프장 M&A 시장은 제2의 성장기를 맞는 골프장업계의 환경 변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골프장 매각에 나선 주체는 자금 사정이 나빠진 건설업체와 개인 사업자가 대부분이다. 2000년대 들어 브랜드 아파트 바람에 힘입어 대거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던 건설업계는 지난해 일부 업체의 퇴출 및 워크아웃 이후 자금 압박 타개책으로 골프장을 내놓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부족한 자기자본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회원권 분양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 등에 부딪치면서 사업을 포기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매각된 10개 골프장 중 5곳이 연우(헤븐랜드ㆍ현 롯데스카이힐 성주), 태왕(그레이스), 세광(라헨느), 동문(아산 윈스), 대주(동두천 다이너스티) 등 건설업체 소유였다. 골프장 M&A는 사업 특성상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주인이 바뀐 뒤에야 매각 사실이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8홀 회원제 골프장의 가격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400억원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 가격은 토지 감정평가액과 관련 자산에 대한 자산 평가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영업가치와 회원권 및 차입금 등을 포함해 책정한다. 업계는 M&A 시장이 지난해 1조4,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는 2배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10곳의 매물이 소진됐듯이 골프장 매입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재는 대기업 A와 B, 펀드와 창업투자회사 등이 중부와 영호남, 제주 지역의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골프장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을 가진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골프장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3년 이상 걸리기 십상인 인허가 절차와 부지매입 작업, 회원권 분양 등의 번거로움과 위험을 없앨 수 있다. 특히 회원권 대금(1,000억원)과 차입금 등을 안고 사면 1,400억원짜리 골프장을 사실상 영업가치에 해당하는 300억원 정도의 현금으로도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골프장 매입에 나서는 기업은 당장의 영업가치와 함께 추가적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7~8%에 이르는 영업이익이 은행 금리(4~5%)보다 높아 여전히 어떤 사업 분야보다 안정적이다. 향후 규제 완화와 함께 골프장을 중심으로 여가 시설과 전원주택 건설 등의 부대사업을 펼쳐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짐 황 한국골프리조트경영연구소 대표는 "골프장이 증가하면서 사업자의 자금력에 따라 시장의 퇴출과 신규 진입이 크게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입회금 반환 청구, 회원권 분양 적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골프장 산업은 운영 콘셉트 개발, 그룹화, 퍼블릭 전환, 전문 위탁운영 등의 방법과 자산 매각,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제2의 성장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