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대비 달러강세는 생산성때문"

英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지적급격한 경기 둔화에 빠진 미국의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EU) 유로화에 대해 연일 초강세를 보이는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 영국의 경제 전문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미국과 유럽간 산업생산성의 격차가 그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달러화 강세의 원인에 대해서는 그러나 여러 이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잡지가 소개한 이론중 첫번째는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유럽 중앙은행이 성장을 지원하기보다는 인플레와 싸우는데 더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중앙은행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독일 마르크화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범죄조직들이 유로화가 통용되기 전에 이를 달러화로 환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잡지는 소개했다. 불안한 세계경제 기류 때문에 달러화가 전통적인 피난처 통화의 역할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드레스너 클라인보르트 바서슈타인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 오웬은 지난 10년간 유로의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 변동추이는 유로화 지역과 미국간의 생산성 증가율 격차를 반영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웬의 주장은 교역 재화분야에서의 생산성 향상속도가 빠른 나라들의 통화가치가 상승한다는 경제학 이론과 정확하게 일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 전체의 연간 생산성 증가율 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미국과 유럽의 환율과 상대적 생산성 증가율간에 광범위한 연관관계가 유지돼왔음을 오웬이 밝혀냈다고 잡지는 말했다. 오웬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유럽과의 생산성 격차를 줄여 유로화를 상승시킬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유럽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은 유로화가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투자가들이 미국의 경기둔화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여전히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믿음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잡지의 지적이다. 한편 잡지는 정보기술(IT) 분야로부터 온 미국의 생산성 향상은 IT의 생산보다는 활용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이를 완전하게 활용하고 있는 유로화 지역도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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