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종사자로서 2분기 이후 주가 상승을 볼 때 한가지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종합지수 기준으로 저점에서 50%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6조3,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철저하게 주식시장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를 포함할 경우 동 기간 중 국내 투자자의 총 매도 규모는 12조원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가 일관된 매도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 동안의 주식투자에서 상당한 손실을 경험했다는 과거 `학습효과`에서 출발할 것이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은 체감경기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팽배해 있고 이로 인해 현 주가 상승을 외국인이 주도하는 일종의 머니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추가해 전국을 강타한 부동산 투자 열풍으로 인해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속하게 줄어든 점도 국내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주식매매는 다른 여타 투자상품과 비교해 분명 위험한 투자이다. 따라서 위험에 상응하는 기대수익률을 제공해야만 투자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과거 우리 시장은 이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했고 이로 인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우리 정부 및 기업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만, 한편으로 단기 성과에 과도하게 집착한 개인 투자자의 매매성향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동일한 투자기간을 놓고 볼 때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의 투자성과가 상이한데, 이는 종목 선정과 투자시점ㆍ투자기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외국인이 꾸준히 매수한 종목의 투자수익률이 종합지수 수익률을 29.1%포인트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수급상의 대립 구도가 지속되고 세계경제의 회복에 기초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외국인의 투자수익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필자가 외국인 매매의 무조건적인 추종을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또한 많은 실패 사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만, 외국인의 주식투자방법에 있어 우리가 수용하고 흡수해야 할 부분은 철저하게 벤치마크하자는 것이다. 특히, 저평가된 기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는 개인 투자자가 반드시 수용해야 할 투자전략이다. 펀더멘털에 의한 투자가 어쩌면 주식투자의 `왕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삼성증권 애널리스트) >